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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과 명상치료

화병은 한국문화 특유의 분노증후군이다

기사입력 2016-03-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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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은 한국문화 특유의 분노증후군이다. 마음에 오랫동안 누적된 억울감이 내재된 분노가 되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문제 증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드문 우리문화 특유의 질병으로 미국정신과학회(1995)는 우리말 용어 그대로 ‘Hwa-byung'(火病)이란 진단명을 쓰고 있으며, 화병을 ‘한국 민속증후군’으로 분노의 억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전적인 화병은 고부간의 갈등에서 약자인 며느리에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오늘날은 자식들의 속썩임, 사업실패, 좌천, 승진 실패, 배우자의 외도, 이웃과의 다툼 등 비교적 현재의 억눌린 감정경험들에서 발생되고 있다. 최근 화병연구센터(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발표에 의하면, 40~50대의 중년이후 여성들에게 그 빈도가 높게 나타나고, 그 원인으로 남편과 재정문제, 시댁문제 순으로 조사되고 있다.

화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속상함, 억울함, 분함, 화남, 증오 등의 감정반응과 함께 우울 불안, 불면, 소화장애, 두통, 신체적 통증 등 일반적인 신경증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가슴 답답함, 열감, 치밀어 오름,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두드러지게 많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들은 뚜렷한 스트레스 사건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화병은 분노충격기-갈등기-체념기-신체증상기의 진행과정을 보이는데 이 또한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과정이다. 특히 신체증상기는 해소되지 못한 마음이 몸을 통해 하는 호소로서 증상은 있으나 일관성이 없고 검사해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주변으로부터 관심을 못 받는 질환 중에 하나이다.

한의학에서는 치료를 위해서 침, 뜸, 부항치료, 그리고 증상에 맞춰서 시호소간산(柴胡疏肝散)이나 분심기음(分心氣飮),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 삼황사심탕(三黃瀉心湯) 등의 한약을 선용하여 신체화 증상을 치료하며, 무엇보다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요법을 중요시하고 있다. 슬픈 감정으로 분노를 다스리는 비승노(悲勝怒)의 원리를 이용하여 한(恨)의 감정을 해소하도록 돕는다. 비(悲)의 감정은 슬픔과 자비의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마음을 치료자와 공유함으로써 해소의 경험을 쌓게 하고 공감을 통한 감동으로 분노를 사라지게 하는 원리이다.

또한 화병 치료와 예방법으로 명상치료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명상의 객관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가 쏟아지고 있다. 명상은 동양의 오랜 수행방법으로 화병의 핵심 증상인 분노와 불안, 우울 등 심리증상의 조절에 도움을  준다. 과거의 억울했던 기억과 감정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내안의 감각, 감정에 집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끼는 연습을 숙련된 치료자와 함께 훈련하는 방법이다. '명상훈련을 통해 억울한 내면을 관찰자의 시각으로 한걸음 떨어져서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내면의 힘과 여유가 생겼다'고 하는 것은 화병을 이겨낸 분들의 공통된 고백이다.

 

 
제741호 2016년 3월 17일(발행)~2016년 3월 24일

 

군포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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